대회후기/Marathon

[대회 후기] 제23회 충주 사과마라톤 - 인생 첫 하프

퍄노99 2024. 10. 10. 10:36

■ am 06:00 기상
9시 시작이라 여유는 있었지만 개막식 행사 전에 도착해봐야지 하는 욕심이었기 때문에 조금 늦은 기상이었다.
그런데다 어제 먹은 저녁이 이제 소화를 다 했나보다...화장실에서 시간을 다 까먹었다.
기운이 하나도 없네...
아침은 간단히 밸런스밀에 물 넣어서 흔들어 마시고
전날 밤에 준비해 놓은 옷을 입고 가방을 들고
겨우 현관을 벗어났다.
그게 7시였다


■ 늦은 출발 다행히 세이프
네비를 찍어보니 8시 30분 도착으로 뜬다...쩝...
형님과 만나서 몸 풀 시간이 좀 부족해 보인다.
일단 이미 한참전에 형수님과 막내와 출발하신 형님께
내 도착 예상시간을 보내놓고 최대한 달려본다.
다행히 차가 많이 막히진 않는다.
그런데 도착할 때 다 되서 차가 슬 막히더니
예상 도착 시간이 늘어났다.
젠장.
일단 우회로가 뜨길래 눌러서 서둘러 갔다.
시골길 같은 도로를 가로질러 가니
충주종합운동장 입구다.
구석지에 아직 자리가 있어 서둘러 주차하고
옷을 갈아입고 테이핑을 했다.


■ 테이핑 실패
전부터 봐오던 너튜브에 테이핑 영상이 있어서
그대로 따라 붙여봤다.
오 확실히 느낌이 있다.
도움이 될 것 같다.
배번을 달고 이제 20여분 남은 출발시간이라
행사장으로 달려갔다.

아 근데 그래도 물은 빼고 가야지...
어?? 줄이 기네ㅡㅡ;;
그래도 들러서 물빼고 행사장으로 가는데
무릎에 뭐가 덜렁 거리는 느낌이 든다.
아잇...!
테이핑이 절반 정도 떨어져서 덜렁거린다...
그냥 떼었다.


이제 10분도 채 안남은 시간.
형님께 전화를 걸어 위치 확인하고
다행히 바로 코앞에 계셨다! ^^

형수님께 인사하고 사진 몇방찍고
삼성헬스 켜도 부산을 떠니
카운트 다운을 시작한다.

■ 드디어 출발
5. 4. 3. 2. 1!
드디어 인생 첫 하프의 첫 발을 뗐다!!

대회 뽕이란게 느껴졌지만
하프의 무게감과 옆에서 형님이 튀어나가려는 나를
지긋이 눌러준다.

천천히 약속한 페이스대로!!
630 페이스를 생각하며
2시간 풍선과 2시간 30분 풍선 중간에 위치해서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항상 뛰던 그 페이스.
편안 했다.
그래 이대로라면 계속 뛸 수 있겠다!!

■ 7km
사전에 조사했던 오르막이
가파르게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고 완만하고 짧은 업힐이 있었다.
오히려 내리막이 꽤 길게 있어서
"어? 이러면 돌아올때 꽤나 빡세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 코스가 왜이래?
근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또 오르막이 잠깐 있더니
다시 또 내리막이다.
그게 한번 더 있었다.
아니,,, 왜 사전에 맵정보 검색해본거랑 다르지??

어쨌거나 이전 기억은 빨리 잊고
지금의 코스에 적응해야한다.
이 코스를 돌아올 때
다시 뛰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기억해 놔야 한다.

■ 반환점
반환점 전까지는
생각보다 내리막이 많게 느껴졌다.
그래서 편하기도 했지만
이게 나중에 중반 이후엔
오르막으로 다가올 것이다.
대비를 해야한다.
이미 7km 지점에서
급한 내리막을 경험했기 때문에
그때를 대비한 보급을 해야 한다.
슬슬 체력이 고갈 되어가는 느낌이 있기 때문에
중반 이후의 체력을 위해서
물 말고도 다른 보급을 해줘야 한다.


■ 보급(물/음식)
이전에 17km LSD를 할 때
느꼈던 허기짐은 13~14km지점이었다.
그 얘기는 그 전에 보급을 해 줘야 한다는 얘기!
충주사과마라톤 대회의 장점은
보급소가 꽤나 촘촘하게 있다는 점이다.
비록 에너지 드링크는 없지만
20km정도면 물만으로도 충분하다.

1) 물보급
7km 이후부터 나오는 보급소에서
한번 빼고는 전부 물 보급을 했다.
물 보급은 꿀꺽꿀꺽 마시는게 아니라
진짜 한모금
마시다가 사래 걸리지 않을 정도로
달리는 속도도 중요해서
페이스 그대로
컵을 우겨쥐듯 구기면서 잡아챈다
그리고 구겨지면서 생기는
좁은 틈으로 나오는 물만 마시고
나머지는 버리는 식이다.

2) 음식보급
나는 에너지젤 같은 고급 보충재를
사지 않는다.
일단 비싸고, 먹기에 아깝다. ㅋㅋ
그리고 기록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보급소 스킵을 할 이유가 없다.
마라톤은 보급소에서 나오는
보급만 잘 먹어줘도
에너지 고갈로인한 문제는 없다.

그래서 7km 이후부터는
음식을 손에 쥐고 달렸다.
8~9km지점에서는 잘린 바나나를🍌
10km지점에서는 통 바나나를🍌
13km지점은 아직 바나나가 있어서 스킵
15였나 16이었나...에서는 초코파이 1/4조각을🍩
17~18km지점에서는 초코파이 한봉을🍩
쥐고 뛰면서 아주 쪼끔씩 먹으면서 달렸다.
그렇게 먹으면서 달리니까
공복으로 17km LSD 달릴때랑 달리
뒤로 가도 힘이 나더라는...ㅎㅎ
아무튼, 보급은 중요하다.

■ 14km
이 지점부터는 확실히 힘들어진다.
그래서 중요한건
무념무상의 상태를 만드는거다.
그리고
보급소에서 해주는 "빠이팅!!"에
호응해주면서 스스로 힘을 내야한다.
뒤로 갈수록 보급소 분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아마도 우리 달림이들 얼굴을 보니
불쌍해보여서 그런거 아닐까...
내가 생각해도 내 표정이 좋진 않았을것 같다.

아무튼, 이때부턴 페이스 확인보다도
내 앞쪽에 페이스 일정한 사람 하나 찍어놓고
'저사람이랑 딱 이정도 거리만 유지하자...'
라고 생각하며 적당히 풍경도 봐 가며
멘탈을 추스렸던것 같다.

■ 피니쉬전 2.5km
5km 코스 러너들의 반환점이었다.
2.5km면 진짜 얼마 안남았다...
라고 생각한게 실수다.
이때부터는 1km, 1km가 정말 길다.
마음속으로는
"어... 이쯤되면 운동장 들어가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드는데
아직도 충주체육관은 저~~~기에 있다.
죽겠다.
마지막 구간은 심지어 오르막이 길다.
어휴... ㅠㅠ


■ 골~인!!
길고긴 오르막을 달리고 충주체육관 주로에 입성
감격에 겨운데다 사람들의 응원소리도 크다.
힘을 내서 주로를 달린다.
스퍼트라고 할수도 없는 개미파워로
마지막을 쥐어짜고 형님과 함께
골~~~~인~!!!

오후 일정이 있어서 메달에 레이저 마킹 하는거랑
무료 음식들 맛도 못보고 서둘러 돌아왔다.

기록은 예상했던 2시간 20분 수준으로 나왔다.

이로써 나도 하프 마라톤 완주자!!^^